며느리의 따뜻한 마음이 돌이 된 전래동화 장자못 설화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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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색한 장자와 시주를 청한 스님
옛날 옛적, 전라북도 어느 마을에 부유하지만 인색하기로 소문난 장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넉넉한 곡식과 재산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웃에게는 나누는 법이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장자의 집 앞을 지나가며 수군거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스님이 시주를 청하며 장자의 집을 찾아왔습니다. 스님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수행 중입니다. 자비로이 시주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장자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지요.
“시주? 이런 쇠똥이나 받아가시오.”
그는 바가지에 쇠똥을 가득 담아 내밀었습니다.
스님은 말없이 그것을 받아 들고 떠났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장자의 며느리는 마음이 무겁고 아팠습니다. 그녀는 시아버지의 인색함이 부끄러웠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는 집안의 모습이 참담했습니다.
며느리의 선행과 스님의 당부
며느리는 몰래 부엌으로 가 깨끗한 쌀을 바가지에 담아 스님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녀는 스님 앞에 바가지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시아버지 대신 제 정성을 받아주십시오.”
스님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그대는 맑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오. 지금 가장 소중한 것 하나만 챙겨 나를 따르시오.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시오.”
며느리는 고민 끝에 아기를 품에 안고, 기르던 개를 데리고 스님의 뒤를 따라 길을 나섰습니다. 조용히 걷는 그 발걸음에는 자신이 옳은 길을 택했다는 믿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무너지는 집, 멈춰버린 시간
멀리서 갑자기 땅이 울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우르르 쾅쾅!” 하는 굉음이 들려왔습니다. 마을 쪽에서 들리는 비명과 흔들림, 두려운 소리에 며느리는 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큰 소리에 놀란 며느리는 결국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며느리는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녀의 품에 안긴 아기와 뒤따르던 개도 함께 돌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녀가 살던 집은 무너지고, 그 자리에 커다란 못이 생겨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못을 ‘장자못’이라 불렀고, 돌이 된 여인을 ‘며느리바위’, 아이 돌과 개 바위까지 함께 전설로 남게 되었습니다.
전설이 전하는 마음: 진심은 돌이 되어도 남는다
이 이야기는 단지 벌을 받았다는 슬픈 이야기가 아닙니다.
많이 가진 장자는 끝내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고, 마음이 따뜻했던 며느리는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전설이 되어 남았습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말을 어겼지만, 그것은 잘못이라기보다 두려움과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위험한 소리에 반응한 건, 너무도 인간적인 일이었지요.
이 설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재산보다 더 소중한 것은 따뜻한 마음이고, 작은 친절은 시간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은 돌처럼 단단히 남아, 사람들의 가슴속에 길이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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