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 줄거리, 참은 방귀가 복이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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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의 얼굴이 점점 노래지는 이유
옛날 어느 마을에 꽃처럼 고운 새색시가 시집을 왔습니다. 얼굴도 고우고 마음씨도 착한 며느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일손을 돕고, 말 한마디에도 공손함이 배어 있어 시부모님은 물론 온 마을의 칭찬을 한몸에 받았지요.
하지만 날이 갈수록 며느리의 얼굴은 점점 누렇게 뜨고 말도 적어졌습니다. 시어머니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안색을 유심히 지켜보다 걱정스레 물었습니다.
“어디가 아픈 게냐? 밥은 잘 먹고 있느냐?”
며느리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실은… 제가 방귀가 너무 자주 나와서, 시댁에서 참느라 속이 너무 답답하고 괴로워요…”
시아버지는 한바탕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니 그게 뭐 대수라고! 여긴 네 집이니 편하게 살게. 방귀가 나오면 시원하게 뀌게나.”
며느리는 그제야 얼굴에 생기가 돌았고, 눈시울까지 붉어졌습니다. 그렇게 며느리는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한 방에 날아간 집안살림
그날 저녁, 며느리는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제가 지금껏 참은 방귀를 한 번만 뀌겠습니다. 혹시 모르니 다들 기둥이나 가구를 꼭 붙잡으세요!”
가족들은 웃으며 장난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며느리는 진지했습니다. 그리고 며느리가 크게 심호흡을 하고 엉덩이에 힘을 주자—
“뿌우우우우우우우웅!!”
순간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장독대가 산산조각 나고, 기와장이 우수수 떨어졌으며, 시어머니는 넘어져 뒤로 나뒹굴고, 시아버지는 안방으로 튕겨나갔습니다. 심지어 닭장 안의 닭들까지 놀라 날개를 퍼덕이며 울부짖었지요.
집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시댁 식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시아버지는 혼잣말처럼 중얼댔습니다.
“이건… 이건 재앙이야… 도저히 같이 살 수가 없구나.”
결국 그는 며느리를 친정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방귀로 따낸 배, 비단, 유기
며느리와 시아버지는 친정으로 향하는 길에 한 배나무 아래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장사를 다니던 유기장수와 비단장수가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 달린 배를 따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지요.
“저 배만 따주시면 비단 한 필, 유기 한 벌을 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며느리는 슬쩍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가 해볼게요.”
그리고 살짝 앉아 방귀를 한 번 ‘뿌웅!’ 하고 뀌자, 바람에 흔들린 배나무에서 배가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장사치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감탄했습니다.
“이 며느리님은 보통 분이 아니로군요!”
그들은 약속한 비단과 유기를 기꺼이 건넸고, 시아버지는 방귀 하나로 이 정도 일까지 해내는 며느리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속 깊이 깨달았습니다.
‘이런 며느리를 내치려 했다니… 내가 어리석었구나.’
다시 돌아온 며느리, 방귀로 복을 부르다
며느리는 시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고, 그 뒤로는 누구도 그녀에게 방귀를 참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방귀는 마을의 전설이 되어 퍼졌고, 이후 며느리는 방귀로 마른 논에 물길을 내고, 도둑을 쫓아내고, 마을 잔치의 하이라이트가 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또 어떤 이야기에 따르면, 그녀는 왕의 병을 고치기도 하고, 나라를 침입한 외적을 방귀 한 방으로 날려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결국 임금에게 상을 받고 ‘복방귀 며느리’라는 별칭을 얻게 됩니다.
참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는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해학적인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자기 자신을 억누르지 말고 당당히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복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마다 성격도, 체질도, 개성도 다릅니다. 그것을 감추고 꾸며 살기보다, 솔직함과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때, 타인도 나를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이지요.
방귀는 아이들에게는 유쾌한 주제이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삶의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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