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두꺼비와 지네장터의 전설
지네가 사람을 잡아가는 무서운 마을
옛날 옛적,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 무서운 풍습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한 번씩, 마을 사람들은 젊은 처녀를 무서운 괴물 '지네'에게 제물로 바쳐야만 평안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다고 믿었지요.
사람들은 이 풍습을 어쩔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두려움에 떨었고, 해마다 제물로 바쳐질 사람이 정해질 때마다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두꺼비를 먹여 살린 가난한 소녀
이 마을에는 아주 가난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하루하루 겨우 끼니를 이어가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어느 날 부엌 한구석에서 떨고 있는 작은 두꺼비 한 마리를 발견합니다.
“배가 고팠구나… 이것이라도 먹어.”
소녀는 자신도 배고팠지만, 주저 없이 남은 밥풀을 두꺼비에게 나누어 주었고, 그날 이후 두꺼비는 매일 부엌에 찾아와 소녀가 주는 음식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자식처럼 다정하고 익숙해졌지요.
제물로 바쳐질 소녀와 작별 인사
해마다 돌아오는 그 무서운 날. 올해의 제물로 바로 그 소녀가 지목되었습니다.
소녀는 겁이 났지만, 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조용히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습니다. 지네가 산다는 무덤 같은 굴 앞에서 두꺼비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어… 잘 지내.”
소녀는 눈물을 머금고 깊은 굴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불꽃 속의 목숨 건 싸움
깊은 밤. 굴 안은 어둠과 정적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커다란 붉은 눈을 가진 지네가 나타나 불꽃을 내뿜으며 소녀를 향해 다가왔습니다.
바로 그때, 두꺼비가 나타났습니다!
두꺼비의 입에서도 푸른 불꽃이 쏟아져 나오며 지네와 마주했습니다. 붉은 불과 푸른 불이 엉켜 굴 안은 전쟁터처럼 뜨겁고 무서워졌고, 소녀는 그 자리에 쓰러져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아침의 기적과 두꺼비의 희생
이튿날 아침, 마을 사람들은 조심스레 굴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는 놀라운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네는 죽어 있었고, 그 옆에는 두꺼비 역시 숨을 거둔 채로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녀는 기적처럼 아무 탈 없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모든 일이 소녀가 사랑으로 키워낸 두꺼비의 희생 덕분이라는 걸 깨달았고, 눈물을 흘리며 두꺼비를 정성껏 묻어주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마을에는 더 이상 지네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 속 교훈 – 사랑과 자비, 그 숭고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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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친절도 언젠가는 큰 은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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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처지에 있는 존재에게 베푼 사랑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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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은 사랑에서 시작되며, 진정한 용기는 약한 이들을 지킬 때 나타난다.
소녀의 따뜻한 마음이 두꺼비의 생명을 살렸고, 두꺼비의 희생이 소녀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 갚은 두꺼비’ 이야기 속 가장 아름다운 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