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리는 지리산의 한 가난한 부부에게 태어난 특별한 아기였습니다. 그가 가진 능력은 단순히 아이의 것이 아닌, 미래에 일어날 큰 변화를 예고하는 능력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영웅의 출현과 비극적인 희생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을 그린 전설입니다. 우투리의 이야기는 권력에 맞서는 민중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출생과 능력
옛날, 지리산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오랫동안 아이를 가지지 못해 안타까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우투리라는 아기를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기의 출생은 매우 특별했습니다. 탁월한 능력을 지닌 아기로 태어난 우투리는, 탯줄이 쉽게 잘리지 않아 고생을 했습니다. 부부는 여러 도구를 사용했지만 아무리 해도 탯줄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지나가던 할머니가 억새풀로 탯줄을 끊어주었고, 그때서야 아기의 출생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우투리의 이름은 ‘우두머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어릴 때부터 특별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 이름처럼 우투리는 자라면서 점점 더 신비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날개를 가진 소년과 부모의 고통
우투리는 자라면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우투리는 높은 장롱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모는 이상히 여겨 몰래 살펴보니, 우투리는 겨드랑이에 작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놀라움과 함께 큰 걱정에 빠졌습니다. 우투리가 가진 능력이 영웅의 증표라면, 이를 알게 된 임금과 귀족들이 그를 두려워하고, 결국 해치려 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우투리와 함께 지리산 깊은 곳으로 숨어들게 됩니다.
우투리의 희생과 영웅의 마지막 부탁
하지만, 소문은 금방 퍼져나갔고, 임금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임금은 우투리와 그 부모를 잡아 죽이려고 했습니다. 임금의 명령을 받은 장군은 군사를 이끌고 우투리를 잡으러 갔습니다. 하지만 우투리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고, 군사들은 우투리의 부모를 붙잡아 고문했지만 그들 역시 우투리의 행방을 알지 못했습니다.
며칠 후, 부모는 풀려났고 집으로 돌아가 보니 우투리는 눈물을 흘리며 부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부모는 우투리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우투리의 용기 있는 말을 들으며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우투리는 부모에게 중요한 부탁을 남깁니다. 그는 콩 한말을 가지고 어머니에게 볶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어머니는 콩을 볶다, 하나가 튀어 나가서 배고파 그 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한 알 덕분에 우투리의 갑옷이 완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왼쪽 겨드랑이 아래 부분이 가려지지 않았고, 결국 그 부분이 약점이 되었습니다.
우투리는 어머니에게 마지막 부탁을 하며 말했습니다. “곧 군사들이 다시 올 것입니다. 만약 제가 싸우다 죽으면, 뒷산 바위 밑에 저를 묻어 주세요. 그곳에 콩, 팥, 좁쌀을 함께 묻어 주시고, 삼 년 동안은 그곳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마세요. 그러면 삼 년 후, 저는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우투리의 사라짐과 교훈
군사들이 다시 우투리에게 다가왔고, 그는 전투를 벌였습니다. 군사들은 우투리의 콩 갑옷에 화살을 쏘았지만, 그 화살들은 전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화살이 우투리의 왼쪽 겨드랑이 부위에 정확히 적중하며 우투리는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우투리의 부모는 우투리의 마지막 말을 따라 뒷산 바위 밑에 우투리를 묻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콩과 팥, 좁쌀을 함께 묻어두었습니다.
임금은 우투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후, 백성들 사이에서 우투리가 살아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임금은 군사를 이끌고 다시 지리산으로 쳐들어갔습니다. 우투리의 부모를 붙잡고 묻힌 곳을 밝히라고 협박했고, 결국 부모는 그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임금은 그곳을 파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파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바위 속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임금은 억새풀로 바위를 치자, 바위가 갈라졌고, 그 안에서는 우투리가 묻힌 곡식들이 병사와 말, 무기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오자 그것들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우투리는 삼 년의 시간이 다가오지 않아 그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그 후, 지리산 어느 자락에서 용마가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우투리를 태우기 위해 주인을 찾고 있었지만, 결국 용소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도 냇물 속에서 말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며, 백성들은 우투리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믿었습니다.